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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2402 시즈오카-야마나시

2402 시즈오카-야마나시: 3. 여길 가는 인간이 있구나 (2일차b-미노부, 시모베온센)

Aomato 2024. 5. 29. 19:20

 

후지노미야에서 미노부선을 따라 야마나시현 난부초로 넘어갔다. 날씨도 좋고 공기도 맑아 한국 시골 드라이빙을 하는 듯하면서도 살짝 다른 것이 재미있었다. 원래대로라면 우츠부나 역을 먼저 가려고 했지만, 길을 잘못 들어 <미치노에키 난부>를 먼저 방문하기로 했다. 길 찾기가 참 혼란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여행 전 시간이 충분하다면 복잡해 보이는 교차로는 미리 진입진출 여부나 차선 등을 보고 가야 운전초보에게 좋을 것 같다. 

 

미치노에키 난부 (실내캠핑 9화)

 

'미치노에키'는 일본의 휴게소와 비슷한 개념이지만, 이러한 산골 지역에서는 지역 특산물 장터와 휴식공간으로서의 역할이 더 큰 듯 하다.

 

난부 사부로 미츠유키 동상

 

한 3초 정도 스쳐 지나가는 장면에 등장하는 동상이다. 난부 미츠유키가 누군가 하여 찾아보니 몇 가지 결과가 있었다.

https://m.blog.naver.com/xtaiji83/140164688859

 

소영주에서 다이묘大名로 - 난부南部씨

●난부즈루南部鶴/와리비시割菱 ●세이와겐지 요시미츠清和源氏義光류   난부南部씨는 세이와겐...

blog.naver.com

 

요약하자면 가마쿠라 막부 시절 난부초를 영지로 삼고 오슈 난부 씨의 시조가 된 무장이라고 한다. 뭐... 그렇구나...

 

감동의 물결

 

확실히 유루캠 굿즈가 정말 많았다. 아니 그냥 이런 휴게소 하나에 있는 굿즈가 한국에 들어와 있는 유루캠 굿즈 전체보다 더 다양해 보인다... 누마즈는 뭐 그럴 수 있다고 치겠지만 난부초 미노부초 같은 시골이 애니 성지가 되다니... 아프로 그는 도데체...

 

유루캠 드라마판 이누야마 아오이 역 야나이 유나 분 싸인

 

요것도 그렇고, 은근 애니보다 드라마를 더 밀어주고 있는 모습이다. 그래도 실사화 평균 생각해보면 꽤 잘 뽑힌 것 같던데, 드라마도 화이팅이다. 유루캠 최고!

 

상점 내부 매대
상점 내부 매대 2
식당 내부는 식사하시는 분들이 계셔 찍지 않았다.
외부 테라스

 

애니메이션에서 토바 선생님이 백주대낮부터 술을 마시며 야마나시의 술을 바이럴하던 장소이다. 실제로는 작품에서 등장한 구성과 살짝 다르고 흰 테이블들이 좀 더 놓여 있는 모습이었다.

 

역시 야마나시는 와인이지

 

술 정보는 귀찮아서 찾아보진 않았다.

 

미치노에키 난부에 관한 소개

 

이런 거 찬찬히 읽어보는 재미가 또 나름 있는데... 이번 여행은 일정상 패스하였다. 한자 그렇게 잘 읽는 편도 아니고.

 

다음은 조금 늦은 점심을 위해 <当富家>에 방문했다. 평범한 시골 백반집 같은 느낌이지만 무려

 

범접할 수 없는 포스가 느껴진다.

 

그렇다.

 

구글지도에 따르면, 이곳은 주인 되시는 할머님께서 평생 소원이었던 식당 영업을 위해 고민가를 개조해 차린 소박한 시골 식당이다. 가정 요리를 주로 제공하고 지역 농산물을 사용한다... 그런데 어떻게 유루캠을 아셨는지 손수 그림을 그려 걸어 두셨다... 주력메뉴로는 산천어 정식이나 카이류동, 돈카츠 정식 등이 있어 보이며 리뷰는 호평일색이었다.

 

그래서 기대하고 방문했는데 결과는 영업 안함.... 두 번째 쪽박이었다. 그래도 이왕 온 김에 사진은 찍었다. 다음에 방문한다면 꼭 오고 싶다.

 

말도 안되게 좁다.

 

그리고 구글지도의 리뷰들이 공통적으로 경고한 것이 또 하나 있으니, 가게로 접근하는 차단기가 매우 좁다는 것이다. 에이 설마~ 하고 직접 갔더니 바퀴 양옆으로 폭이 10cm도 안 되었다. 그래도 어찌저찌 도요타 시엔타를 몰고 통과했다. 겁도 없었지, 다음엔 운전 더 익숙해도 그런 짓은 안 할 것 같다. 

 

이후 우츠부나 역 방향으로 다시 내려왔다.

 

우츠부나 역 (1기 1화)

 

우츠부나 역은 유루캠의 시작의 장소이다. 1기 엔딩인 나데시코의 등굣길에 등장한다. 유루캠 팬으로서 감회가 상당하다. <후유비요리>가 들려 오는 것 같다.

 

우츠부나 역 (2기 2화)

 

2기 2화에도 연하장 알바를 뛰는 나데식고가 지나가며 잠시 등장한다.

 

역 내부와 답 없는 배차간격

 

플랫폼까지 개찰구 없이 무인역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런 감성이 일본 철도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열차시간만 맞춘다면 뚜벅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괜히 차 끌고 다니면 귀찮다. 다만 놓치면....음...

 

우츠부나 역 인근, 2기 1화

 

난부 교와 연결되는 삼거리 근처이다.

 

기타 자잘한 유루캠 굿즈들
난부 교

 

난부 교는 후지카와 건너편을 잇는 몇 안되는 일반교통로 중 하나이다. 생각보다 길고 건너편에 딱히 뭐가 없었기 때문에 다리 중간까지만 찍고 다시 돌아왔다.

 

1기 1화
우측과 같이 극장판에도 등장하였다.
난부 교 인근 벌판 (실내캠핑 6화)

 

건너편에 보이는 넓은 풀밭에서는 오봉 시기 <난부노 히마츠리> 라는 불꽃놀이 행사가 개최된다. 실내캠핑 6화에 등장하였으나, 접근하면 시간을 너무 잡아먹을 것 같아 멀리서 지켜보는 것으로 패스.

 

아오이와 치아키가 처음 만난 곳
럭키 드링크 샵

 

언럭키한 자판기이다. 저 자판기의 적당한 근방에서 조향축의 원리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과 야마나시현 경찰관분들은 매우 친절하시다 라는 것을 배웠다.

 

시모베 호텔

 

숙소인 <시모베 호텔>은 시모베온센에 있는 관광호텔이다. 가격이 착하지 않은 게 좀 문제인데, 욕장 시설도 꽤 괜찮게 되어 있고 밥을 준다는 점에선 어느 정도 납득은 간다. 딱 정가 냈다고 생각하는 중.

 

각종 유루캠 굿즈와 시모베호텔이 소개된 콜라보 책자, 그리고 싸인들

 

호텔 내부 매점에서조차 유루캠 관련 전시물과 굿즈를 볼 수 있었다. 딱히 이 호텔은 유루캠에 간접적으로도 다뤄진 적이 없다. 유루캠이 이 지역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전에 참고했던 유튜브 방문기에는 아예 시마린 삼륜바이크까지 전시중이었으나, 계약만료든 뭐든 하여 지금은 치워버린 듯 하다.

 

행복 디스펜서와 행복 주입의자

 

특이사항이 있다면 로비에서 7시까지 생맥주와 하이볼, 야마나시 와인을 웰컴 드링크로 무제한 제공한다는 것이다. 온센다마고도 만들어 먹을 수 있고, 심지어 야외에는 족욕장도 있다. 이거 보고 눈 돌아가서 숙소 정한 것도 좀 있다.

 

족욕 라운지

 

사진에 담지는 못했지만, 산골의 시원한 공기를 느끼며 바라보는 앞뜰 연못에는 조명 등 조경이 은은하고 고즈넉하게 꾸며져 있었다. 토키와 강의 물소리와 함께 잔잔한 음악이 함께하는 힐링 모먼트. 간간이 지나가는 미노부선의 2량편성 완행열차. 스트레스가 모두 날아가는 듯 했다.

 

이 사람은 마냥 행복하다
저녁식사

 

저녁식사는 일단은 뷔페긴 한데, 지역 식재료와 자연친화를 테마로 하여 꽤나 정갈하다. 라고 쓰고 돈값 못한다 라고 하고 싶다. 그래도 모든 메뉴가 맛있었고, 먹어볼 기회가 없었던 가정식 메뉴를 먹어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치쿠젠니, 호오토오 등등.

 

산천어. 일본에선 야마메라고 부른다.

 

특히 요 산천어가 포인트인데, 대단한 맛은 아니지만 꼬치로 숯불에 느긋하게 구워 뼈까지 씹어먹을 수 있고, 담백짭조름하고 바삭한 것이 참 맛있다. 원산지는 호텔 앞 실개천(...) 또는 토키와 강이라고 한다. 직접 낚시해서 그날 저녁 구워먹을 수 있는 체험활동도 있다던데, 이런 감성도 좋다.

 

야마나시 와인

 

야마나시 현은 고후 분지의 기후적 특성으로 과일이 유명한데, 특히 포도를 사용해 만드는 와인이 널리 알려져 있다. 경쟁력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왔으면 마셔보고 싶다 싶어 비교시음 세트를 부탁드렸다. 레드 중에서는 왼쪽 순서대로 4번과 6번째, 화이트 중에서는 2번째가 마음에 들었다. 가격 감안하면 괜찮은 듯 하다.

 

레스토랑에 와인 소믈리에가 상주하고 있는데, 한국 분이셨다. 이외에도 한국인 수습직원이 한 분 더 계셨다. 이런 곳에서 일하는 한국인 직원을 만나다니 반가우면서도 신기했다. 나중에 구글에 찾아보니 실제로 한국 웹사이트에 호텔 숙식제공 조건의 일자리 공고가 올라와 있었다. 그래서 궁금한 것들을 몇 가지 물어봤는데, 생각보다 도쿄에서 이곳까지 찾아오는 경우가 많고 외국인도 꽤 온다고 한다. 찾아보니 밤에 모토스호까지 호텔 측에서 버스를 제공하여 천체관측과 후지산 보기를 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쪽에 관심이 있다면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식사를 마치고 온천에 들어갔다. 대욕장은 조경적으로 꽤 잘 꾸며져 있었다. 시모베온천 원천은 약알칼리성 온천과 유황온천으로 나뉘는데, 유황이라고 해도 그렇게 강한 타입은 아니었다. 아리마온센 갔을 땐 거의 진흙탕 느낌의 유황온천을 보았는데, 이곳은 투명하되 유황 냄새가 살짝 나는 정도. 탕 중에는 '누루유'고 해서 34도~36도 언저리의 미지근한 탕이 있었는데 상당히 좋았다. 왜냐하면 뜨거운 탕에 있으면 답답함을 느끼는 편인데 오래 들어가 있어도 힘들지 않아 일행과 이야기 나누기에 용이했기 때문이다.

사케와 수상한 마쓰잔, 그리고 만족하는 취객 4명

 

식사와 온천을 마쳤으니, 술을 마실 타임이다. 하나아비 준마이다이긴조 무로카나마겐슈 잇쇼빙을 오픈했다. 이전에 우스니고리 나마 마시고 참 감동을 했는데, 그때만큼은 아니더라도 뿜뿜하게 터지는 파인애플 계열의 과실맛이 매우 즐거웠다. 일행들도 매우 만족하였다. 사케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사케 혐오를 멈춰주세요.

그러나 너무 많은 관심을 받았는지, 나눠마신 모두가 의식상실과 체내발열을 경험하고 다음날 멀미감과 두통, 어지러움 등 컨디션 난조를 호소하는 등 다분히 파괴적인 결과가 발생하였지만, 이 또한 사케이지 않을까 싶다. 강해져야 한다. 다음 이야기는 3일차 편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