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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 시즈오카-야마나시 : 1. 후지산의 도시로 (1일차-후지노미야)

Aomato 2024. 5. 20. 16:57

[들어가기 앞서...]

 

여행 블로그를 개설했습니다.

 

소장용 잡기장 내지는 아카이브로 사용할 것 같습니다. 여기 있는 정보를 공유할 필요가 있을 때 링크로 퍼나르는 용도로도 물론.

 

사실 코로나 이전까지 여행기를 자주 쓰긴 했는데, 요즘은 꽤나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왕 다시 시작하는 만큼 본격적으로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것들은 인스타 게시물로 올려도 되는데, 인스타를 자주 안 하는 편이라 이런 방식의 블로그식 글작성이 더 좋아 보여서 선택했습니다. 사진으로 모든 임팩트를 줄 만큼 변변한 카메라나 촬영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다만 6월 오키나와 여행에는 카메라를 대동할 생각이고, 촬영스킬도 이후로는 앞으로 차츰 개선해나갈 생각입니다.

 

앞으로 쓰는 여행기에선 웬만해선 좋은 얘기들만 담을 것 같습니다. 특히 이번 여행에선 굳이 안 해도 될 고생을 몇 번 해서 이불킥을 유발하는 기억이 좀 있지만, 굳이 언급하지 않고 웬만해선 순조로웠다 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싶습니다. 자세히 말씀드리긴 뭐하지만 값진 배움이었다 치고 싶네요.

 

여행은 주로 방학시즌에 일주일 이상 한두 번씩 다녀오는 패턴으로 다닐 예정이고, 가끔씩 급발진해서 학기중에 금토일월 or 목금토일 로 다녀올 듯 싶습니다. 여행이 올라오지 않을 때는 주류 관련 행사에 가서 리뷰를 끄적이거나 집에 있는 술을 까서 리뷰할 듯 합니다.

 

앞으로 잘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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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이번 2402 시즈오카-야마나시 여행은 기본적으로 애니메이션 배경지 탐방이 목적이다.  개인적으로  애니메이션 작품의 무대탐방에 크게 관심을 가진 적은 없지만 딱 두 작품만은 성지순례를 하고 싶었는데, 바로 유루캠과 러브라이브 선샤인이다. 특히 유루캠 성지순례만은 진지하게 실행을 계획했는데, 애니메이션에서 묘사된 한적한 시골정경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비단 후지산의 절경만이 아니더라도, 난부정과 미노부정의 소박한 풍경에서 조용하게 돌아다니는 상상을 하니 절로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헤야캠으로 대표되는 앙증맞은?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것도 나름의 즐거움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1월 즈음에 멤버를 모아 준비를 시작했다.

 

여행계획을 짤 때 지도와 나무위키를 와리가리하며 시간을 날려먹는 참 안 좋은 습관이 있다. 이 짓을 기말시즌과 겨울계절 시즌에 했으니 다시 봐도 정말 답이 없다. 비슷하게 이번 3월에도 6월 오키나와 여행계획을 짠다고 하루종일 구글지도를 붙잡고 온갖 상상을 했으니,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찌 되었건, 혼자 폭주하여 여러가지 헤짚고 다닌 끝에 최종적으로 도출된 계획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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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출국, 후지노미야

14일 후지노미야, 난부초, 시모베온천

15일 미노부초, 모토스호, 후모톳파라

16일 가와구치코, 베니후지노유

17일 야마나카코, 우치우라, 누마즈

18일 이즈

19일 누마즈, 벤텐지마

20일 하마마츠, 오마에자키, 귀국

 

유루캠 팬이 만들어 둔 지도에서 일부를 제거하고 헤야캠 성지를 추가한 것. 어이가 없다.

 

과욕이다. 물론 저걸 다 갈 생각은 없었지만.

 

아마 저 때로 돌아가면 하마마츠랑 오마에자키는 주저없이 던졌을 것 같다. 사실 그게 정배라고 생각은 했는데, 장어덮밥은 먹어야 한다고 하길래 결국 계획에 포함하게 되었다. 미리 결론부터 밝히자면,

1. 내가 운전자면 렌트는 최소로, 남이 운전자면 렌트를 최대로

2. 일정을 교환가능하게 잡을 것

3. 숙소는 최대한 고정

4. 날씨 앞에 모두 평등하다

의 네 가지 교훈을 얻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2와 3의 경우, 야마나시 투어 일정은 숙소를 거의 매일 바꿀 수 밖에 없었다. 지형제약 때문에 허브 앤 스포크 방식의 이동이 불가능하고 후지산을 따라 시계방향으로 선형적인 이동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결과 우려했던 문제와 파생효과(?)가 발생했고, 다시 생각하면 그 점이 참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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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계획을 짜고, 여행당일이 되어 공항으로 출발했다. 아니나 다를까 뇌 빼고 다니는 인간답게 보조배터리와 실내복을 집에 고이 두고 왔다. 다시 강조하지만 자기 꼼꼼함을 못 믿겠다면 바지 주머니까지 전날에 세팅해 둬야 한다. 공항까지는 집앞에 서는 공항리무진에 탑승했다. 웬만해선 공항철도보다는 그냥 버스를 타도록 하자. 몸이 너무 편하다.

 

제주항공 B737-800

 

이번 여정은 인천(ICN)->시즈오카(FSZ) 제주항공 B738 7C1282편이다. 16:05-18:00의 스케줄을 갖고 있으며, 본인 자리는 12B였지만 옆자리 일행과 자리를 교환했다. Flight 짬 쌓이면 복도쪽을 더 선호한다는데, 아무래도 항덕 입장에서 기왕이면 창가자리를 타야...

 

졸.리댄다

 

저 그런 사람 아닙니다.

 

매 순간 재미있어요. 할 때마다 새롭고

 

아무튼 이륙을 했다. 감동이 있다. 폼 미쳤다.

 

시화호와 송전탑

 

익숙한 풍경. 그냥 행복하다. 

 

여긴 어딜까

 

아름다웠다. 해가 뉘엿뉘엿 기울어져 그늘이 진 날개에 햇빛을 받은 윙렛이 선명하게 비쳐 있다.

 

육지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하마나 호
후지산 시즈오카 공항 (FSZ)

 

비행기가 드디어 공항에 내렸다. 지방 공항이라 규모가 꽤 작고 사람이 없었지만 그만큼 직원도 없어서 입국절차가 생각보다는 오래 걸렸다. 공항 이름이 '후지산 시즈오카 공항'인데, 이때까지만 해도 흠 그정돈가 했지만 다음날(2편에서 계속) 후지노미야 가서 바로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

 

후지산의 고향, 시즈오카

 

내가 후지산시티에 왔구나

 

엄청 많다... 특히 이즈반도가 상당히 많음

 

관광 팜플렛이 상당히 많다. 이땐 몰랐지만,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진짜 시즈오카는 정복할때까지 n번 방문하고 싶다. 아무튼 토요타렌터카에서 차량(토요타 시엔타 2022 하이브리드)을 렌트했다. 잠시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옆자리 사람이 갖고 있던 면세점 가방이 공항 인포메이션에 놓여져 있고 직원분들끼리 웅성웅성 하길래 그거 저사람 거에요 라고 말씀을 드렸다. 난 당연히 일본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한국 분이더라.

 

이제 키를 받고 운전을 하는데, 신고식을 피해갈 수 없었다. 출발 깜빡이를 켜야 하는데 반사적으로 와이퍼를 작동... 이건 한국 돌아와서 처음 운전했을 때 똑같이 반복했다. 아무래도 처음 하면 정말 적응이 안 된다...... 교차로나 차로변경 등 처음 10~30분은 정신이 하나도 없다. 특히 신호체계와 표시판은 꼭 외우고 가야 한다. 이번 경우는 아예 그냥 한글파일로 정리해서 뽑아 갔다.

 

Yukura, https://maps.app.goo.gl/8oLHBqSwqH1hzoip7

 

공항 근처 소바집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꽤나 많이 시켰다. 사진에 면은 안 나왔지만 합해서 한 2400엔쯤 했던 것 같다. 아무튼 맛있었고, 밥에 토로로 얹어먹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일본인들은 이런 걸 좋아하나...?

 

메뉴의 일본어를 읽는 데서 이슈가 좀 있었다. 마침 방문 그룹이 우리밖에 없길래 추천메뉴 등등 이것저것 여쭤봤는데, 아 이게 그걸 이렇게 쓴 거였다고? 하는 것이 많았다. 여행 첫날부터 이 모양이니, 다음에는 한자를 많이 배워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가게 앞뜰 풍경

 

갤럭시 이슈로 사진에 담기진 않았지만, 식사를 마치고 나와 언덕 아래를 내려다보니 더 어둡고 정적인, 고요한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후지에다와 오이 강이 어렴풋이 보인다.

 

그대로 고속도로를 따라 차를 몰고 후지노미야에 있는 숙소에 도착했다. 그 직후 편의점에 갈 겸 니시후지노미야역을 잠시 가기로 했다.

 

유루캠 2기 7화, 니시후지노미야역 앞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행복하시죠?
유루캠 2기 7화, 니시후지노미야역 앞

 

Sheer Pleasure. 이 맛에 성지순례 하는구나 싶었다. 밤인 게 살짝 아쉬웠지만, 맥주와 하이볼, 닛신컵누들을 사서 숙소에서 까먹고 내일을 위해 취침했다.

 

2일차 후지노미야와 난부초는 다음 편에 계속